대규모 흑자에도 中 보유 외화가 늘지 않는 이유는… [강현우의 중국주식 분석]

입력 2023-04-24 14:18   수정 2023-05-14 00:02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중국은 지난 3년 동안 무역 흑자가 2조달러(약 2600조원)에 달한다. 그런데 외환보유액은 3년 내내 3조달러에 머물고 있다. 달러는 다 어디 갔나?" 요즘 중국 경제 관련 소셜미디어에 심심찮게 올라오는 의문이다. 중국 정부의 공식 설명은 '외화 관련 규제를 완화했기 때문'이다. 기업이 수출로 번 돈을 위안화로 바꾸지 않고 달러로 계속 들고 있다는 얘기다.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도 '달러 행방불명'의 주된 이유로 꼽힌다.
다시 시작된 외국인 중국채권 순매도
24일 중국결산공사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달 국채, 회사채 등 중국채권을 301억위안(약 5조8100억원)어치 순매도했다. 3월 말 기준 보유액은 2조9130억위안으로, 결산공사가 관련 정보를 제공하기 시작한 2021년 3월(3조1470억위안) 이래 최저치다.

외국인의 순매도 행진은 지난해부터 본격화했다. 2월부터 11월까지 10개월 연속 매도 우위를 이어갔다. 12월 반짝 순매수(172억위안) 이후 올 1월부터 다시 석 달 내리 매도 우위다.

중국 당국은 홍콩거래소를 통한 외국인의 채권 직접투자를 2018년부터 허용했다. 이후 2021년까지는 두달 연속 순매도한 사례가 없었을 정도로 매수세가 이어졌다. 하지만 지난해 '제로 코로나' 통제와 우크라이나, 대만 등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지자 외국인이 매도세로 돌아섰다. 미국이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계속 올리면서 미·중 금리 차이가 역전된 것도 중국채권 매각의 배경으로 제시된다.

외국인의 지난해 연간 중국채권 순매도는 5690억위안, 올 1분기에는 2014억위안으로 집계됐다. 달러로 환산하면 각각 862억달러, 291억달러에 해당한다.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은 중국이 대규모 흑자를 내도 외환보유액은 늘어나지 않는 원인으로 분석된다.
빡빡한 외환 규제 회피?
중국은 올 1분기에 2060억달러(약 275조원)에 달하는 무역흑자를 냈다. 그런데 외환보유액은 작년 말 3조1280억달러에서 지난달 말 3조1840억달러로 560억달러 늘었다. 1500억달러가량 차이가 난다. 작년 흑자는 8895억달러에 달했지만 연초 대비 연말 외환보유액은 오히려 1220억달러 감소했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2014년 5월 4조달러까지 갔다가 2016년 초 3조2000억달러로 급감했다. 이후 7년 넘게 3조~3조2000억달러선을 유지하고 있다. 이 기간 연간 무역흑자는 4000억~6000억달러 수준이었다. 달러가 쌓이지 않고 계속 빠져나간다는 얘기다.

외환관리국은 지난 24일 이례적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흑자와 외환보유액 사이의 '미스매치'에 대해 해명했다. 골자는 "외환 관련 자율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과거 중국에선 기업이 수출로 달러를 벌면 일단 전액 위안화로 바꾸고, 해외에 투자하려면 다시 위안화를 달러로 환전해야 했다. 2012년 이 규제를 풀어 기업들이 해외 계정에 달러를 계속 보유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3년 2조달러의 흑자 가운데 1조2000억달러는 여전히 기업 해외 계정에 남아있는 것으로 당국은 추정했다.

지정학적 위기가 지속되면서 달러를 일정 수준 이상 보유하려는 수요도 커졌다는 분석이다. 호주 투자은행(IB) 맥쿼리에 따르면 2021년까지 중국 수출기업이 달러를 위안화로 바꾸는 비율은 60% 안팎이었다. 하지만 작년에는 36%로 떨어졌다. 래리 후 맥쿼리 이코노미스트는 "벌어들인 외화를 중국보다는 해외에 다시 투자하려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당국은 외환 자율성이 높아졌다고 하지만 중국의 관련 규제는 여전히 높은 편이다. 중국은 여전히 해외 부동산과 증권 매입, 보험 가입 등을 위한 해외 송금을 금지하고 있다. 이에 많은 중국인이 해외 투자에 교육비 명목 송금 등 편법을 활용하는 것이 현실이다. 기업이 쥐고 있는 달러의 상당 부분도 이런 투자 목적이 깔려 있다는 지적이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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